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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필5] 끝없이 자신을 낮추었던 그리스도 중심적인 산(生) 신앙인
빛과 사람들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18-04-04 (수) 13:02
ㆍ조회: 416      
[이현필5] 끝없이 자신을 낮추었던 그리스도 중심적인 산(生) 신앙인

겸손한 사랑

어느 날 김금남이란 제자가 밥을 하다가 불을 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달아나고 말았다. 모두들 불을 끄느라 고생을 하고 가까스로 진화가 되었다.

해는 서산에 지고 산허리에 이현필 선생을 중심으로 제자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있다. 스승과 제자라기보다 가족 같은 그들이다. 오랜 전쟁의 참화에 움푹 들어간 두 눈과 길게 자란 머리, 언뜻 보아 누가 누구인지 분간하기조차 어려운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서로 섬기며 위로하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형제애는 그런 가운데서도 감격과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각기 사색에 잠겨 있을 때 이현필 선생이 낮에 일어난 산불 사건을 꺼내신다.

제가 게을러서 그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진작부터 그 장소를 떠나라는 주님의 뜻이었는데.” 자신의 게으름과 무지함을 책망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러자 제자는 몸 둘 바를 몰라 한다. 제자가 죄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것을 보시고 사랑으로 위로하고자 함이었다. 많은 이들이 작은 과오를 용납하지 못하고 정죄의 화살을 거침없이 이웃을 향해 쏟아낸다. 그러나 참다운 사랑은 포용하는 것이다. 그 과오가 내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후일 김금남 제자는 잘못은 내가 했는데 선생은 당신의 잘못으로 돌리시는구나. 이런 아름다운 사랑을 맛보았으니 이 사랑을 나도 남에게 베풀어야지.”라고 몇 번이나 다짐을 했다.

순교자들

이현필 선생의 제자 중 사진관 부인, 이발소 부인, 서울 어머니, 홈실 댁 등으로 불리던 이들이 있었다. 선생의 인격에 감화를 받고 철저한 삶으로 예수님을 따르고자 애쓰던 분들이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가정에서 살림을 하면서 이 선생을 따랐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 선생에게 감화를 받고 생사를 달관한 분들이 되어 가정이 있는 몸임에도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을 예수님께만 드리려고 애를 썼다. 감정, 음식의 맛, 모습, 물질, 애정 등 이 모든 것에서 예수님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며 수도적인 철저한 삶을 살고자 몸부림치던 분들이었다. 6·25전쟁 마지막 무렵, 인민군들에게 붙잡힌 그들은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심한 고문을 받다가 대꼬챙이로 전신을 찔린 채 순교했다. 한결같이 나의 일생에 처음으로 만나보는 거짓이 없는 참 인격은 바로 이현필 선생이셨습니다.”라고 고백하였다.

제자는 스승을 닮는 사람이다.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그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 자처하는 많은 이들이 스승의 가르침과 무관한 삶을 살면서 주님을 따르는 자라는 오만한 의식 속에 살고 있다. 이현필 선생과 제자들의 삶은 적어도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데 철저하던 분들이었다. 어린아이처럼 단순하고 겸손하게 삶을 가꾸어 스승이신 예수님을 기쁘시게 했다. 지나치기 쉬운 것들에서 힘든 고행에 이르기까지 예수님께 가까이하여 그분을 닮아보려는 애씀은 가히 스승 예수님의 제자라 일컬음 받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파계(破戒)와 임종

후두결핵으로 무척 고생하던 어느 가을, 마지막을 직감한 후 나를 업고 어디 거지 굴로 데려다 주시오.”라고 부탁한다. 몇 번이나 사경을 헤매면서 지내던 한 밤, 이 선생은 필담(筆談)으로 실로 놀라운 고백을 한다.

저는 이 시간까지 예수님을 섬김에 있어 선행위주(善行爲主)’였습니다. 오늘 그동안 잘못 믿어온 점을 자백합니다. 예수님의 보혈만이 저를 구원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저는 앞으로 주의 보혈을 의지하는 신앙으로만 달려갈 것입니다. 저 역시 죄인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보혈만 의지하여 구원을 얻으려는 사람이지 선행이나 금욕고행으로 구원을 얻으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세상사람 보기에 그는 금욕주의자 같았고, 철저한 율법주의자처럼 인식되었다. 더욱이 곁에서 지켜본 제자들에게 비춰진 인상이 하나님의 은총이나 그리스도의 보혈보다 철저한 절제를 통해 자기 완성을 추구하는 자로 오해될 것이 두려웠다.

이처럼 생의 마지막이 가까웠을 때, 자기의 근본 신앙이 그리스도 중심임을 분명히 천명(闡明) 하므로 제자들의 잘못된 신앙을 미연에 방지하려 했다. 죽음을 앞두고 누운 채 철저히 자신을 반성하면서 세상 사람들의 부질없는 이현필 관()’을 뒤엎고 모든 관심을 그리스도에게로 돌리려는 것이었다.

이처럼 위험하고 심각한 문제를 땅 위에서 해결 짓고 떠나라고 이 시간 그 생명을 주님께서 연장시켜 주신 것으로 이 선생은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이 깨달은 사실을 실제 행동으로 제자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고 느꼈다.

무엇이든 좋으니 먹을 고기를 사다 주시겠습니까?”

모든 제자들이 놀랐으나, 이에 순종하여 굴비 하나를 사다가 끓였다.

수고했소. 그 국물을 내 입에 떠 넣어주시오.” 했다.

수십 년간 지켜오던 목숨과도 같은 채식의 정절을 의도적으로 파계하는 순간이었다. 그를 신인(神人)처럼 존경하던 이들은 이 선생의 사상이야 어떻든 밖으로 나타난 행실(순결생활, 금욕생활, 청빈생활 등)을 보고 신성시하여 따랐는데, 지금 고기를 먹는다면 모든 이들이 큰 실망에 빠질 것이다. 그것을 지켜보던 제자들은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러나 다만 예수님의 보혈로만 구원을 얻는다는 사실을 밝혀야겠다고 인식하신 그의 위대한 신앙이 살아서 빛나는 순간이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일에 자신의 의가 드러날까 죽음 직전까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는 분! 자신을 끝없이 낮추는 사람!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랑을 전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어 애가 타는 사람! 이처럼 예수님만을 높이고자 애쓰는 절대적인 사랑과 겸손이 눈물겨운 외침이 되어 마음을 가득 메운다. 숭고하기만 하다. 주님은 이런 사람을 높여 주시리라. 훗날 이 선생의 의도를 이해한 제자들은 스승의 파계에 경의를 표했다.

196452세에 제자들과 고별모임을 갖는다. 광주를 떠나 벽제 계명산 산장에서 인생의 마지막 자리를 잡았다. 계속 앓으면서도 기도에 파묻혀 지내던 317일 새벽, 모든 제자들이 고요히 둘러앉았다. “주님! 저는 주님을 사랑하고파 무척 애썼습니다. 이제 저는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갑니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기쁘다. ! 기쁘다.”라고 했다. 임종 수일 전부터 천국의 기쁨이 그에게 밀려와 어쩔 줄 모르더니 그 절정에 다다른 것이다. 주위 제자들에게 저 먼저 갑니다. 다음에들 오시오.” 하며 무릎을 꿇은 채 하늘을 바라보면서 고요히 눈을 감았다. 1964317일 새벽 3시였다.

이현필 선생을 기리며

한국 기독교 백년사에 이현필 선생같이 독특한 인물은 없었다. 청빈한 삶, 순결한 삶, 겸손한 삶 등 그것을 생명처럼 강조하며 몸소 그렇게 산 사람도 없었고 철저한 자기 부인을 통하여 자기 완성에 이르려 애쓴 인물도 드물다. 그의 위대한 점은 금욕고행이나 선행에 있지 않다.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지하고 자신의 존재를 십자가 앞에 낮추는 그리스도 중심적인 신앙 때문이다. 그리고 철두철미하게 참회자의 삶을 살면서 예수님을 본받으려고 목숨을 다한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그만큼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자주 통곡한 사람도 없었다.

갈수록 풍요와 안락의 소용돌이 속에 교회는 빛을 잃어가고 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한국교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도들의 삶, 그 해답을 이현필 선생은 너무도 선명하게 제시해 주었다. 맨발의 성자! 그는 지리산 눈 덮인 계곡을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통곡하며 걸었다.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은 빛을 잃고 세속화됨에 가슴 치며 울어야 할 것이다. 청빈을 멀리하고 순결을 초개와 같이 여기는 이들의 정신, 이현필 선생이 임종시까지 피 흘리듯 강조하시던 그 초월의 정신이 오늘 숭고하게 젖어들기를 기도해야 한다. 예수님을 사랑하여 순결과 완전 성화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제2의 이현필이 속히 나오기를 예수님은 간절히 원하신다. 예수님의 눈동자는 지극히 낮은 자리에서 예수님을 닮기 위해 애통하는 상한 심령에 머문다는 것을 이 선생의 삶에서 가슴으로 느끼며 오늘 겸손히 무릎 꿇는다. (마지막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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