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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철7]이 고문으로 저를 제물삼아 주소서
빛과 사람들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019-05-09 (목) 12:50
ㆍ조회: 51      
[주기철7]이 고문으로 저를 제물삼아 주소서
 외로운 하나님의 종
목사님이 집으로 돌아오신 뒤 6개월 후의 일이다. 8월 초순 어느 주일 예배시간이 임박하여 여러 명의 형사대가 찾아왔다. “주목사, 오늘부터 당장 설교를 중지시켜야 되겠기에 통보하러 왔소. 당장 오늘부터 설교 금지요!” “나에게 설교권을 주신 분은 하나님이시오. 설교권을 하나님께 받은 것이니 하나님께서 하지 말라 하시기 전에는 그만둘 수가 없소.”
“명령에 불복종이다!” 예배시간이 되자 목사님은 강단으로 향했다. 그러자 형사들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설교를 하지 말라는 말을 못 들었나?” 낯빛 하나 변하는 일없이 형사 앞에 꼿꼿하게 섰다. “당신네들은 일본 헌법에 예배의 자유가 보장된 것을 모르시오? 당신들은 지금 예배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을 위반하고 있소.” 순간 형사들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목사님은 지혜롭게 적을 공격한 것이다.
그날의 설교가 있은 지 나흘째, 여섯 명의 형사들이 사택으로 들이닥쳤다. 형사들이 웅성거리며 들어서는 것을 본 순간 목사님의 얼굴은 백납처럼 창백해졌다. 매순간 각오를 하지만 막상 그들이 나타났을 때, 한순간의 공포가 그의 육체와 정신을 한꺼번에 포박했다.
“갑시다!” “이번에는 무슨 명목이오? 법에도 없는 폭력을 언제까지 행사하리라 믿고 이러시오? 나는 당신네들에게 끌려갈 일을 한 적이 없소.” “잔소리가 많다!” 부장형사가 목사의 팔을 낚아챌 때, 모시 적삼 소매가 찢어졌다. “아무리 사는 일이 급하기로서니 이럴 수가 있소? 당신에게도 부모가 계시리다. 내가 설상 금수같은 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어머님께 하직 인사를 드릴 시간은 주어야 하지 않겠소?” 팔십이 다 된 노모는 문지방에 사색이 되어 떨고 계시다가 아드님을 꼭 붙드시고, “아이고 내 목사야! 아이고 내 아들아! 이제 다시는 아무데도 가지 말거라.”
목사님은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감으셨다. “오직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주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한걸음도 나아갈 수가 없사오니 저를 지켜 주옵소서. 저의 어리석음과 나약함을 저보다도 주께서 더 잘 아시오니 제가 감당하는 것이 아니옵고 주께서 감당하시는 것임을 한시도 잊지 않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아버지, 제가 당하는 고문으로 조선의 2천만 백성이 신앙을 지킬 수만 있다면 이 고문으로 저를 제물 삼아주소서. 이 백성이 이 매를 맞지 않고 신앙을 지킬 수만 있다면 이 매를 저 혼자서 맞게 해 주시옵소서.”
고무신을 신는 주목사를 형사들 서너 명이 달려들어 잡아끌었다. 비녀가 흘러내려 백발이 흐트러지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울음을 목이 메이게 쏟아내는 어머니가 맨발로 아드님의 뒤를 따라가려 하자, 형사 하나가 밀어 넘어뜨렸다. 할머니는 자갈밭 길에 쓰러져 일어날 줄을 모르고 우셨다. 목사님은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이미 혈육의 정은 하나님께 맡겨드리고 주님이 주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는 외로운 하나님의 종이었다. 청년 회장이 목멘 소리로 외쳤다. “민족의 십자가, 조선 교회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종 주기철 목사님을 보라!”

고문 또 고문
일본 관헌은 9월에 소집할 예수교 장로회 28차 총회에서 ‘국민정신 총동원 조선 예수교 장로회 연맹’을 조직할 사전 모의를 끝낸 뒤에 그 계획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미리 주기철 목사를 구속한 것이다. 9월 1일, 독일의 나치는 드디어 폴란드를 침공하여 전 세계에 어두운 전운(戰雲)을 드리웠고, 일본은 덩달아 그 기회를 국권 확장의 기회로 삼기 위하여 혈안이 되었다.
주목사를 연행하자마자 지하실에 끌어다 놓은 시미즈가 형사는 고통을 더 주기 위해 고문의 순서까지 자신이 정했다. 그날은 먼저 거꾸로 매어 달았다. 그리고 주전자에 고춧가루를 풀었다. 피가 머리로 내리 쏟아지고 눈알이 당장 빠질듯했다. 코로 입으로 들이붓는 고춧가루 물은 뇌수를 긁어 흔들며 단번에 숨통을 막았다. 목구멍이 찢어지고 콧속이 타는 듯했다. 얼마 만에 혼절. 다시 의식이 돌아온 것은 찬물을 전신에 부은 후이다. 그들은 주목사를 천장에서 끌어내려 엎어놓고 등을 발로 밟고 옆구리에 발길질을 했다. 코로 입으로 들어갔던 고춧가루 물이 다시 조금씩 밀려나왔다.
그들은 주목사를 의자에 묶어 놓고 전기 고문을 했다. “전기 찜질을 하셨으니 이번에는 손톱 소제를 해드리지.” 대나무 바늘로 손톱을 쑤시고 발톱을 후볐다. ‘오오, 주여! 아직도 생명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라면 저의 생명을 거두어 주소서. 주여… 불쌍히 여기시고, 고통 중에 주님을 배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할는지도 모릅니다. 주님,  저를 그 두려움에서 건져주소서. 부디.’ 육체의 고통이 극에 달했으니 아아 불쌍하고 가엾은 육체.
그때 홀연히 주목사의 입에서 찬송이 흘러나왔다. “이 세상 험하고 나 비록 약하나 늘 기도 힘쓰면 큰 권능 얻겠네. 주의 은혜로 대속하여서 피와 같이 붉은 죄 눈같이 희겠네. 내 맘이 약하여 늘 넘어지오니 주 예수 힘 주사 굳세게 하소서. 주의 은혜로 대속하여서 피와 같이 붉은 죄 눈같이 희겠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형사들은 얼굴을 흉측하게 찌푸렸다. “예수한테 힘을 달라고 노래를 한다?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고문을 받으면서 노래를 부른다고? 그러면 비행기를 타고 고춧가루 물을 마시면서도 노래를 부르는지 다시 한 번 시켜봐!”
다시 천장에 거꾸로 매어 달렸다. 그리고 코와 입으로 쏟아 붓는 고춧가루 물을 들이켰다. “하나님 찬양… 주여 나를 주님 곁으로 부르소서! 나의 육체가 슬프오니 내 슬픔을 거두어 주소서. 주여!”

시험받는 산정현교회
산정현교회 교인들은 목자 잃은 양떼였다. 주일마다 편하설 선교사님이 설교를 하지만 주 목사님이 지금 이 시간에도 고문을 당하고 계시리라는 생각을 가슴에 품고 있는 교우들은 하나처럼 기운이 없었다. 며칠 후 평양경찰서에서 산정현교회로 긴급 호출 령이 떨어졌다. 경찰서로 간 교회 중진들에게 경찰서는 지시사항을 주면서 협박을 했다.
1. 교회 제직은 모두 매주일 반드시 한 번씩 신사 참배를 이행할 것. 2. 설교 또는 교회 사무는 제직들이 집행하고 서양인과 기타 다른 사람은 교회 일에 관여하지 못한다. 3. 이 사항들에 관한 결정을 금일 오후 3시까지 회답할 것. 4. 이상 세 가지 항목 중에 단 한 가지라도 불응할 때에는 당장 내일부터 교회를 패쇄 한다.
이제는 주기철 목사와의 싸움이 아니라 산정현교회와의 싸움이 구체적으로 시작된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주일예배는 눈물의 예배였다. 예배를 감시하던 형사들이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었다. 성도들 개중에는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아가며 타협을 제의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도들은 “모두 경찰서에 갇히는 것이 낫지, 순교라면 몰라도 누가 배교에 앞장서라는 말이오? 산정현교회가 지금까지 지켜 온 정절이 아까워서라도 그렇게는 안 될 일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청년회원들은 “옳소! 만일 당회나 제직회가 신사참배를 하기로 결정을 하면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오!”하며 혹여라도 제직들이 신사참배를 하기로 결정할까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신사참배가 결정되지 않자 그날 오후 형사대 십여 명이 예배당으로 들이닥쳤다. 그러나 예배당 안에 엎드려 있는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말 몇 마디를 던졌을 뿐, 감히 교회 문에 못을 박지는 못했다. 10월 23일의 일이었다. 수요일예배 설교를 하러 강단에 올라가던 방장로를 갑자기 형사 서너명이 덮쳤다. “장로의 설교가 금지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 무슨 반항이야?” 형사들은 육십을 넘긴 방장로님의 팔을 비틀어 잡아끌면서 밖으로 나갔다. 누군가 한 사람 탄식과 함께 울음으로 하나님 아버지를 불렀다. “하나님 아버지여….” 그러자 강단 아래 교인들은 그 부르짖음을 신호로 일제히 하나님 아버지를 부르며 엎드러져 통곡을 터뜨렸다. 통곡이 기도요 찬송이었다. 산정현교회 근방은 예배당에서 터져 나온 통곡 소리로 어둠이 흔들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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