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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42] 많든 적든 기쁨으로 드리는 삶
영성과 신학  
작성자 주선애
작성일 2019-01-29 (화) 17:21
분 류 깊은샘
ㆍ조회: 39      
[회고록42] 많든 적든 기쁨으로 드리는 삶
장로회신학대학 선교관 건축기금 모금
나는 어쩌다보니 20년 동안 연구 학기를 가져보지 못했다. 거의 혼자서 기독교 교육과를 이끌어야 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고 한 학기라도 떠나 있을 수가 없었다. 학장님으로부터 이제는 기독교 교육과에 교수님들도 여러분 계시니 연구 학기 대신 대학원장으로 ‘미국에 선교관 건축기금을 모금하러 가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은 오래 전부터 미국 남장로교 여선교회 회원들은 모든 회원들의 생일 헌금을 모아서 외국에 중요한 기관에 희사하는 전통이 있어 왔다.
1984년에는 그 여성들의 생일 헌금이 우리 장로회신학대학 선교관을 건축하기로 결정하고 그것을 위한 생일 헌금을 모으기로 했다. 그래서 내게 건축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미국 여러 지방으로 순회하는 직책이 맡겨졌다. 미국 여전도회에서 계획하고 홍보하고 연락을 취해주는 대로 여러 곳을 다녔다.
미국에서 선교사를 보내준 한국에서 이제 또 제3세계에 선교를 위해 지도자를 양성하는 귀한 일에 동참하게 된 것을 그들은 진정으로 기뻐했다. 나는 그들이 정성을 모아 주심에 감사를 드리고 한국 교회와 우리 장로회신학대학을 소개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많은 곳에서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가족과 여성들이 그렇게 많았고, 그들은 특별한 정성을 다해 나를 기다리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태극기 모양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갖고 오는 사람, 한국 담뱃대나 고무신을 갖고 오는 사람 또는 한복을 차려 입고 오는 사람 등 모두 정성을 담은 헌금과 함께 즐거운 생일 파티를 열고 기쁘게 지나곤 했다.
역시 미국 여성들은 사람을 사랑하며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배울 점이 많았다. 믿는 여성들은 삶의 자세가 그렇게 아름답다. 자기 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사용할 헌금을 적든 많든 기쁨으로 바치는 모습들이 아름답고 존경스러웠다. 그때 돈 50만 불을 얻어 오고 우리 학교 재정과 합하여 지금의 선교관을 지어 아주 소중히 사용하고 있다.

나는 애틀랜타 루이벨 신학교 선교사 사택에 남편과 함께 머물면서 선교사들과 교제를 나누기도 하고 ‘Cloath Closet' 제도를 배웠다. 지금 우리의 재활용품 센터인데 선교사들을 위한 생활필수품들, 옷가지들, 아이들, 장난감까지 큰 창고에 가득히 모아둔다. 그것들은 자원봉사자들이 잘 정리하고 또 한쪽에는 옷가지를 곱게 다려서 사이즈에 따라 정리한다.
어느 할머니 봉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고등학교 선생을 했던 사람으로 정년퇴직을 여기서 봉사하기를 20년 되었다고 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다림질을 하고 있었다. 때로는 들어오는 선교사들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하는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하며 반긴다. 부엌에서 쓰는 용기나 치약 칫솔까지 다 구비되어 있어서 선교사들이 트렁크를 들고 와서 살다가 다 빨아 정리해 주고 가면 되게끔 되어 있었다. 옷가지는 필요한대로 갖고 가도 된다. 열대 지방에서 온 사람은 겨울 옷가지를 입다가 도로 갖다 놓고 간다. 나도 선교사라고 하며 몇 가지 골라 입으라고 해서 입고 온 것이 30년이 되어 가는데 지금도 가끔 입고 다니는 것이 있다. 교회 여성들이 차에다 자기가 안 쓰는 물건들은 실고 오면 적절히 정리해서 두곤 했다. 나는 귀국해서 꼭 이런 일을 하리라 생각하고 왔다. 그래서 우리 여성 지도자 교육원들과 함께 ‘어머니방’을 신학교 안에 만들었다. 청바지로부터 신사복, 구두, 운동화 등등 이때에 시골 교회 전도사님들 뿐 아니라 대학부 학생들 직원 할 것 없이 와서 입어보고, 신어보고 하는 것을 보면서 그곳에 있던 여성들이 흐뭇해하곤 했다.
이 경험은 10년 후에 YWCA에서 ‘바른삶 실천 운동’ 위원장이 되어 전국적으로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즉 아나바다 운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늦은 나이에 도전한 운전면허
얼마 후에 전국 대학원장 회의가 제주도에서 열렸다. 2백 명 가까이 모였는데, 여자 대학원장은 4-5명쯤 되는 것 같았다. 교회나 사회에서의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아직 멀고 먼 이야기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때로 모이는 대학원장 회의에 참가해 보면 대학원장들이 기사들이 운전하는 비싼 차를 타고 온다. 나는 겨우 택시를 이용했다. 그래서 이제라도 내가 운전을 배워야겠다고 결정했다. 운전을 처음 배운 때는 60세 되는 해였다. 사실 운전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래전 부터였다.
나는 40대부터 은퇴 후에 대한 꿈이 있었다.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시골 마음에 조그만 교회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그 조그만 교회들은 재정이 없어서 사경회도 못하고 교사 강습도 받아 볼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다. 내가 은퇴 후에는 이런 교회를 도와주어야겠다는 꿈을 꾸었다. 내 차에 내가 먹을 것과 잠잘 자리도 마련해서 그 교회에 절대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생각해 왔다. 1960년대 보릿고개를 넘겨야 하는 시절의 계획이었다.
이제 60세가 되었으니 용기를 내야지 하고 학교 가까이 있는 운전 학습장에 두달치 학원비를 냈다. 두달치 학원비를 낸 것은 시간도 충분히 없을 뿐 아니라 노인의 모든 학습은 젊은이 보다 몇 배나 느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운전 시험공부를 위해 시간을 쓰기가 너무 아까워서 꼭 학교 출퇴근 버스 안에서만 공부하기로 했다. 실습시험에 한 번 떨어지고 무난히 자격증을 따게 되었다. 집에서 남편과 어머니는 운전을 극구 말렸다. 그동안 운전을 한 사람도 60이 되면 그만둘 때인데 왜 위험한 운전을 하려느냐고 했다.
나는 몰래 중고차를 사서 학교에 놓아두고 학교 기사에게 동승 운행을 하게 했다. 그러면서 학교 주변을 가끔씩 운전하며 익혔다. 그러다가 집에까지 몰고 가서 식구들과 타협을 했다. 내가 운전을 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많은 중년들이 망설이다가 용기를 얻었다며 좋아한다. 그래도 83세까지 23년 동안 노인인 어머니와 남편의 기사 역할 뿐 아니라 그 많은 회의 참석에 이용할 수 없어서 늦게나마 배운 것을 감사히 생각한다. 운전을 하면서 나는 더 많은 기도와 찬송을 할 수 있었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출퇴근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계속)
주선애(장신대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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