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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47] 나는 종들의 종입니다
영성과 신학  
작성자 주선애
작성일 2019-07-02 (화) 15:18
분 류 깊은샘
ㆍ조회: 19      
[회고록47] 나는 종들의 종입니다
 
지리산 머루농장 수도원

금년에는(2011년) 5만 평 되는 조그만 수도원을 아름답게 짓고 그 지역 교역자들이 영적 훈련을 쌓아가는 언덕 위에 ‘머루 농장 수도원’이 아름답게 이루어졌다. 손은경 목사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수 자매회’가 지원함으로 이룰 수 있었다. 학생들과 지리산 전도를 갔다가 온 이후 꽤 많은 학생들이 지리산에 교회를 세우게 되어 확실한 숫자는 모르지만 지금은 30곳 이상이 되었다. 그때부터 시작해서 선교사 훈련 겸 개척교회를 하기도 하고 농촌 목회를 꿈꾸던 열심쟁이들이 손수 벽돌을 쌓고 시멘트를 바르며 교회를 짓기도 했다.
그중 이석주 목사는 선조로부터 받은 땅 5만 평을 하나님을 위해 사용하는 땅으로 드리기를 소원하여 나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내왔다. 지적도도 떼서 보내 주면서 하나님의 귀한 일에 쓰이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나는 한 번 답사를 하고 아마 이 땅은 청소년 캠프장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늘 청소년 교육의 꿈을 갖고 공부하던 정태일 목사를 모시고 같이 가서 보여 드렸다. 정 목사는 좋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못하겠다고 했다.
손은경 목사는 이화대학을 나와서 신대원 그리고 목회학 박사까지 소유한 유능한 여성 목사다. 나와 함께 ‘목회지원회’를 시작하고 수서의 서민, 아파트 동네에 교회를 개척했다. 소망교회에서 10년 가까이 목회 상담부를 맡아왔다. 여성 목회자로 후배들을 위해 일자리를 많이 맡겨 훈련시키는 행정 능력이 탁월했다. 캄보디아에 한국인 선교사라고는 한 사람밖에 없을 때, 캄보디아 청소년 기술학교를 세우는 일까지 함께 했던 친구다. 
손은경 목사는 그 땅을 가서 보더니 기쁘게 해보겠다고 했다. 아무 보상도 없이 덜썩 내어주는 이석주 목사도 훌륭했지만 주저함 없이 받아서 해보겠다는 손 목사의 신앙적 용기도 대단해 보였다. 이석주 목사는 사실 나에게 맡아 달라는 뜻이었지만 나는 그때 맡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나보다 훨씬 통이 큰 사람이었다. 나는 항상 농담 겸 진담 겸 “우리 총장님 감”이라고 했다.
우리 목회지원회를 같이 시작한 장로교 총회장으로 존경 받던 임택진 목사님은 항상 “우리야 뭐, 그저 손 목사에게 업혀 다니지요.” 하셨다. 구수한 이북 말씨로 칭찬을 하시곤 한 사람이었다. 좀 문제가 있던 땅이었지만 손 목사의 손에서 모두 해결이 되고 지금은 아름다운 머루 농장을 만들어 소망교회 여성들 특히 ‘예수 자매회’라는 이름을 가진 봉사 그룹을 통해 봄이면 유실수를 심고 여름에는 채소들을 가꾸어 가면서 자매들이 기도와 휴식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산을 꾸며 놓았다.
지금은 나라가 어려운 만큼 이 수도원을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장소요, 기도로 경건한 생활 훈련을 하는 귀하고 아름다운 고장으로 만들어 그 지역 지도자들과 서울 사람들까지 소중한 호렙산이 되고 있다.
 
 
목회지원회

23년 긴 세월동안 장로회신학대학에 봉직하면서 새벽마다 몸이 많이 아프지만 않으면 새벽기도회에 빠짐없이 나아가 기도하는 일을 계속하도록 하나님은 나에게 건강의 축복을 주셨다. 90세가 가까워 오면서 약간의 협심증으로 몹시 추운 날은 삼가라는 의사의 경고가 있어서 순종하려고 하기는 했지만 여하튼 기도는 나의 삶의 심장과 같다. 뉴욕신학교에서 체험한 대로 눈뜨고 기도하는 습관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때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데모 때문에 마음 아프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학생들의 배척을 받아 벽보에 “주 교수 나가라!”고 하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공포심도 없지 않았다. 그 당시 기도 중에 ‘왜 학생들을 두려워하느냐? 장로회신학대학 학생들은 너의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이 아니냐?’ 나는 “맞습니다. 주님이 섬기려 왔다고 하셨지요. 나도 이들을 섬기겠습니다. 내일이라도 나가라면 나가고 있으라면 종으로 섬기겠습니다. 나는 종들의 종입니다.”고 약속했다.
그 후부터는 학교가 나에겐 에덴동산처럼 즐겁고 평안했다. 비록 데모는 계속되었어도 말이다. 학부 학생들이 그렇게 귀여워 보이고 신대원 학생들에게 ‘장하다’고 공연히 칭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다시 보였다. “아주머니, 여기서 일하시는지 몇 년 되셨지요?” 말을 건네며 가정 사정을 묻고 싶고 공연히 “요새 어디 좀 아픈가? 무슨 좋은 일이 있는가?” 등 자꾸만 관심이 갔다.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졌다. 끝날 때가 가까워 오니까 더욱 아쉬웠다. 한때는 빨리 그만두고 장바구니 들고 슬슬 시장이나 다니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추운 겨울날 그때는 우리 학교가 난방이 변변치 않아 떨며 다녔다. 집에 돌아와 보니 따뜻한 온돌방에 앉아 저녁을 먹고 났는데, 얼었던 몸이 녹아 오니 더 녹이고 싶었다. 그러나 교회에 또 강의를 나가야 했다. 무거운 다리를 일으켜 세우고 책가방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길가에 그 추운 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며, 하나님께서는 내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너는 저 사람과 뭐가 달라서 배불리 먹고 책가방 들고 교회로 가고 있는 것이냐?”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축복을 받은 내가 불평을 터트렸습니다. 저의 죄를 용서하소서.”
눈물을 흘리며 교회를 향해 갔던 기억이 났다. 23년의 세월을 길고도 짧게 지나갔다. 1989년 정년퇴직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때는 강당이 없어서 강의실 몇 개를 합친 곳이 강당이었다. 퇴임 감사 예배에는 나를 키우고 평생 기도로 뒷받침 해주신 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자녀들이 참석했다.
내가 감사의 답사를 하려고 하는데 장로회신학대학에서 나의 생을 보내게 하신 은혜가 너무 커서 눈물이 나는 것을 억제 하느라 애썼다. 예배 후에 기독교 교육과 학생들이 미리 마련해놓은 깜짝 파티가 있었다. 꽃으로 예쁘게 만든 화환을 씌워 주며 사랑스러운 행사가 되었다.
며칠 후에 내가 오랫동안 살아오던 연구실을 정리하고 내 차에 실고 마지막으로 빈 방을 휙 둘러보는 순간,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 눈물이 핑 돌면서 그제야 실감이 났다. 다음 순간 “하나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일평생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게 해주시고 무사히 끝나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나는 더 뜨거운 감사의 눈물로 변해 있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연구실이 빈 것처럼 내 마음이 텅 빈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영락교회 권사라고는 하지만 어머니 교실과 교사 양성부를 가르쳐 왔으나 ‘내가 더 봉사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던 중에 내가 상담 전문가는 아니지만 목회자와 목회자 사모 그리고 여전도사님들이 고통스러운 문제가 있을 때 마땅히 찾아가 의논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속해 있는 영락교회는 결혼상담, 법률상담, 청소년 신앙 상담, 직업상담은 있지만 사모와 여전도사들을 위한 상담 분야가 없어서 내가 신학생들을 장기간 가르친 경험으로 한번 맡아 보겠다고 상담을 맡으신 목사님께 말씀드렸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마다 상담실에 나갔다. 내담자가 처음에는 별로 없었으나 날이 갈수록 숫자가 느는데, 대개가 전화 상담이었다. 전화 상담을 원하고 직접 내담은 별로 없었다. (계속)

주선애(장신대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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