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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의 길(1) 주님을 관상하라
영성과 신학  
작성자 이정란
작성일 2019-09-03 (화) 15:04
분 류 깊은샘
ㆍ조회: 15      
관상의 길(1) 주님을 관상하라
그간 주님께서 기도생활로 나를 이끌면서 “어떻게 하면 주님과 일치하고 뜨겁게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면서 끊임없는 기도생활과 더불어 오직 주님만을 관상할 때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관상은 볼 관(觀)과 생각 상(想)으로, 하나님을 보면서 대화도 하고 기도도 하고 참회라든가 모든 것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사람을 사랑하거나 사물을 사랑하거나 어떤 지식이나 학문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관상은 오직 사랑뿐이다. 딴 생각은 일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관상생활을 하려면 올바른 지식과 올바른 기도생활과 실제 삶속에서 주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엘루아 르클레르가 쓴 「관상의 길」에 나오는 성 프랜시스와 제자 레오의 이야기이다. 은둔소의 작은 창문으로 프랜시스는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창공의 웅대함, 침묵, 형언할 수 없는 순수함이 그의 내면 깊숙이 스며들었다. 멀고도 우애 깊은 이 광대함이 그의 안에서 떨렸다. “맑고, 귀하고, 아름다운 우리 자매들이여.” 우정 어린 인사를 하듯이 그가 중얼거렸다. “감사합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것을.” 창조주의 서명인 듯 별똥 하나가 하늘을 가르며 지나갔다. 더없이 아름다운 밤도 경배와 찬미 속에 지나갔다.
아침이 되자 프랜시스는 레오가 오는 것을 보았다. 평소처럼 수줍고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으나 오늘 아침에는 특별히 낙담한 기색이었다. 그는 영혼의 큰 고뇌에 사로잡혀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하나님과 일치 하는 삶의 어디쯤에 자신이 와 있는지 더 이상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자신 앞에 불완전과 불충실의 넘을 수 없는 산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프랜시스는 아무 말 없이 말을 듣고 있었다. 레오는 내심 스승으로부터 직접 쓴 몇 줄의 경건한 글을 얻기를 바랐다. 이는 모든 동요와 모든 고민으로부터 확실히 그를 해방시켜 줄 수 있을 것이며, 마치 절대적으로 확실한 신비처방처럼 이 모든 상황에서 영혼의 평화로 인도해 줄 것을 바랐다.
제자를 아주 잘 아는 프랜시스는 그의 갈망을 짐작했다. 제자가 조심스럽게 내미는 준비되어 있는 양피지를 집어 들었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은 후에 그 위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짧고, 빠르고, 날개가 달린 듯한 문장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그가 즐겁게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역력했다. 그가 쓰고 있는 것은 권고도 훈계도 아니었다. 그는 그의 마음이 노래하도록 내맡기고 있었다.
“주님, 당신은 홀로 거룩하오며, 기적을 행하시는 주 하나님이시나이다. 당신은 힘세신 분, 지극히 높은 분, 거룩하신 분, 삼위일체이신 분, 모든 선이신 분, 살아 계신 분, 사랑이신 분, 겸손이신 분, 아름다운 분, 안식처이신 분, 평화이신 분, 희망이신 분, 피난처이신 분, 저희의 믿음이신 분, 감미로운 분, 생명이신 분, 감탄하올 주님, 자비로운 구세주이시나이다.”
펜을 들고 쓰기를 멈추었다. 이런 식으로 몇 시간이고 계속 쓸 수도 있었다. 그것은 마음의 조용한 흘러넘침이었다. 프랜시스는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고, 무엇이든 논증하려고는 더욱 하지 않았다. 그저 노래했을 뿐이다. 무엇이든 논리정연하게 사상을 펼치려는 생각 없이 그것은 즉흥적이고 마르지 않는 찬미였다. 지치지 않고 관상할, 결코 충분히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형언할 수 없는 현실 곁으로 다가감이었다.
말없이 그리고 환희에 차서 레오는 스승을 바라보았다. 프랜시스는 다시 쓰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레오에게 주는 축복을 적고 있었다. “주님께서 형제를 강복하시고 보호하소서. 주님께서 당신의 얼굴을 형제에게 드러내 보이시고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께서 당신의 얼굴을 형제에게 돌리시어 평화를 주소서. 레오 형제, 주님께서 형제를 축복하시리이다. 이 양피지를 죽을 때까지 간직하게. 주 하나님의 크나큰 감미로움이 그대에게 내리시기를!”
프랜시스가 레오에게 말했다. “내가 자네에게 써준 그 글은 조금도 신기한 문구가 아닐세. 그렇지만 큰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지.” “무슨 비밀이지요?” 레오가 물었다. “그것은 찬미와 경배의 말들이지.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찬미와 경배의 정신으로 열리는 사람은 자신을 벗어나게 하는 경이로움을 체험하게 된다네. 그는 자기 운명에 매달리거나 자신을 바라보는 일을 그만두게 되지.”
관상은 자신을 벗어나 하나님만을 찬미하며 경배하며 오롯이 주님만을 몰두하는 것이다. 관상은 우리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해방되게 하며, 경탄에 잠겨 성령님께 자신을 온전히 내어맡기게 한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숨결에만 반응하고,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는 멀어진다. 
“사람은 그가 보는 대로 사랑한다.”는 말은 깊은 지혜를 담고 있다. 사람이 보는 것, 관상하는 것이 그의 마음을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 주님은 “네 눈이 빛을 본다면 온몸이 밝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주목하고 있는가. 오직 생의 전부이신 주님만을 주목하며 하나님의 사랑이 차고 흘러넘쳤던 프랜시스의 관상생활이 우리의 삶으로도 재현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정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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