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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이 그치는 순간, 자유하게 되리라
영성의 길  
작성자 이지영
작성일 2018-05-30 (수) 11:35
분 류 주님과 동행
ㆍ조회: 122      
미움이 그치는 순간, 자유하게 되리라
 
몇 주 전 “거제도 포로수용소”(Koje POW Camp)를 다녀왔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사로잡은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들을 수용하기 위해 1951년 2월에 현재의 거제도 일대에 설치되어 1953년 7월까지 운영된 포로수용소다. 거제도는 육지와 가까워 포로를 수송하기 수월하면서도, 당시에는 육지로 통하는 교통수단이 배 밖에 없어서 포로를 격리수용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에 이곳에 설치되었다. 천막이나 포로의 등 뒤에는 PW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데, 이는 전쟁포로를 의미했다. 처음 제주도에 포로수용소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물이 부족하여 물이 풍부한 거제도에 수용소를 설치하였다고 한다.

북한군 15만과 중공군 2만 명 등 최대 17만 3천 명의 포로를 수용하였다. 그러나 밤이 되면 무법천지가 되어 송환을 거부하는 반공 포로와 송환을 원하는 친공 포로 간에 유혈사태가 자주 발생하였다. 나중에 포로수용소를 해체했을 때 그 자리에서 내부적으로 희생된 시체가 2,000구나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곳에서의 냉전과 분노와 갈등과 대립이 얼마나 컸는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전쟁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파괴적이다.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씻을 수 없는 기억과 상처를 남긴다.

미움과 대립과 갈등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아픔의 현장을 빠져 나오면서 내 등 뒤에도 PW라는 글자가 깊이 새겨졌음을 다시금 상기케 된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갇혔던 그들과 나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내 안에도 유혈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 의견과 대립하거나 관점과 생각이 다르면 쉽게 이웃을 판단하고 미워하고 정죄하는 나는, 마음속에 칼을 품은 살인자다. 이 세상과 육신인 죄성, 정욕, 결점에 갇혀 사는 나는 죄의 포로임에 틀림없다.

포로수용소를 견학한 다음날 새벽예배 중 읽던 성경구절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나의 추악한 실체를 보게 하셨다. “제자들이 성경 말씀에 주의 전을 사모하는 열심이 나를 삼키리라 한 것을 기억하더라”(요2:17).

주님을 위한 일이라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주님을 사모해서 열심을 낸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지만, 정작 내 안에 사랑 없이 행한 모든 일들이 주님을 삼키는 나의 열심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 안에도 강도의 굴혈처럼 온갖 짐승들, 즉 공작새(교만), 여우(질투), 돼지(아집), 자라(태만), 뱀(거짓), 호랑이(포악), 염소(음란)를 키우며 원망과 불평과 울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손해보고 희생하지 않으려는 좀생이 같은 나의 마음이 이웃을 향해 끊임없이 미움의 화살을 쏘게 하였다. 나 혼자만이 옳은 양 이웃들을 죄인 취급했지만, 결국은 미움과 앙갚음해주고 싶은 나의 마음은 창살 없는 감옥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아무리 많은 일을 하고 수고를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다. 내 온 몸을 불사르게 전부 내어줄지라도 덕과 조심성이 없다면, 빛의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하늘에는 상급이 없다. 자신 안에 이웃을 향한 미움과 원망과 불평과 분노가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육신의 포로다. 이웃의 악행을 계산하며 보복을 꿈꾸고 있다면 결단코 우리는 진정한 자유자가 될 수 없다. 감옥에 갇힌 바와 같다. 이웃을 진심으로 품고 용서할 때 비로소 자유와 평화가 찾아온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만델라가 외친 말은 보복이 아닌 용서요, 징벌이 아닌 화해였다. 그는 27년 만에 감옥에서 나오면서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말했다. “수감실에서 나와 바깥세상의 자유로 통하는 대문을 넘어설 때 분노와 원한을 감옥에 남겨두지 않는다면, 나는 여전히 갇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1983년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캘빈 존슨이란 흑인남자가 백인 여자를 성폭행했다는 죄로 법정에 서게 되었다. 배심원들은 모두 백인이었고, 그들은 존슨이 무죄임을 알리는 증언이 있었음에도 유죄로 결론을 내렸고 존슨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자신은 죄가 없다고 하면서 “나는 잘못 기소되었습니다. 나는 죄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억울함을 벗겨주시도록 날마다 기도할 것입니다.”라고 최후진술을 했다.

그후 16년이 지나 다시 존슨이 법정에 서게 되었다. 유전자 검사결과 진범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석방 될 때 존슨의 손에는 성경을 꼭 쥐고 있었다. 재판정을 나설 때 기자들은 질문을 퍼부었다. “존슨 씨, 당신을 16년간 감옥에 집어넣어 썩게 만든 배심원과 재판관을 증오하지 않습니까? 그들에게 보복하고 싶지 않습니까?” 존슨이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증오하지 않습니다. 타오르는 분노와 증오를 제 마음에 담고 있으면 그것이 저를 죽일 것입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사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일의 양이 아니라 빛 가운데 사는 삶이다. 사랑 없는 봉사는 불평만 낳고, 사랑 없는 단체는 분쟁만 생기며, 사랑 없는 기독교는 아예 그 존재 의의를 상실 한 것과 같다. 예수님은 우리의 업적을 필요로 하지 않고 다만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신다. 무슨 일을 하든지 우리의 소명은 예수님께 속한 것이다. 사랑 없이는 그 어떤 소명도, 사명도 제대로 감당할 수가 없다.

‘사랑의 선교회’에 남자 수도회가 처음 생겼을 때, 한 젊은 수사님이 와서 마더 테레사에게 말했다. “수녀님, 저는 나환자들과 함께 일하는 특별한 소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존재를 모두 바쳐 그들에게 봉사하고 싶습니다. 오직 그 일만이 저의 전부입니다.” 그러자 테레사가 얘기했다.

“수사님, 뭔가 잘못 생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소명은 예수님께 속하는 것입니다. 일은 단지 그분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일 자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 속하는 것입니다. 그분께서 그 소속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을 제공해주실 겁니다.”

내가 하고 있는 사역이나 일들을 내 것이라고 여긴다면 우리는 아직도 하나님의 일을 하지 않는 자다.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지라도 이웃을 향한 사랑 없이 우월의식과 허례와 위선과 독선으로 일을 한다면, 다 타버릴 지푸라기와 나무와 풀과 같은 헛된 공력을 쌓을 뿐이다. 상대방의 악행을 계산하는 데 밝은 사람이 아니라 허물을 덮어주는 사랑에 밝은 사람이 되자. 내 안에 분노와 미움과 섭섭함과 원망의 더러운 오물이 터져 나올 때마다 성령의 맑은 물로 씻고 또 씻자. 그 어떤 일과 환경에 놓일지라도, 그 어떤 껄끄럽고 부담스러운 이웃을 만날지라도 사랑으로 행할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자가 될 수 있다. 내 안에 미움이 그치는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바 되어 자유하게 되리라.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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