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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는 진심어린 ‘예’를, 모두에게는 큰 ‘미소’를
영성의 길  
작성자 이지영
작성일 2018-11-07 (수) 15:24
분 류 주님과 동행
ㆍ조회: 72      
하나님께는 진심어린 ‘예’를, 모두에게는 큰 ‘미소’를

책꽂이 앞에 놓여진 주님은 나의 최고봉 365묵상집을 넘겼다. “나라는 낮은 자아는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실 때 언제나 골을 냅니다. 주님의 분노 앞에서 라는 자아가 완전히 시들게 하십시오.”라는 글을 읽는데, 망치에 맞은 것처럼 쿵했다.

요즘 내 마음의 날씨는 낮밤으로 흐림이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환경과 여러 가지 일들에 . 순종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이 쉽지 않아서다. 마음이 이리저리 부대껴 원망불평을 늘어놓고, 하나님이 내어주신 시험지를 휴지마냥 꼬깃꼬깃 꾸기어 마음 한쪽에 쳐 박아 놓고 골을 내고 있다. 낙심과 실망, 갈등과 번민 등 어둠의 파편이 이리 저리 튀겨 마음의 평화가 깨져버렸다.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져 이웃들의 작은 실수도 용납지 못하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나를 종종 발견케 된다.

며칠 전 찬양을 흥얼거리며 신학교 복도를 지나는데, J목사님께서 전도사님, 뭐 기분 좋은 일 있으세요? 콧노래를 부르면서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라고 하셨다. 괜히 겸연쩍어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가까운 동료에게 요즘 제 일상에는 별로 즐거운 일도 없고, 마음이 좀 우울해요.”라고 했던 게 바로 어제였기 때문이다. 요즘 내게는 활짝 핀 미소가 없다. 사역이나 영성생활 등 모든 일에 열정과 흥미를 잃고 시들시들하다.

고통이 우리 삶을 덮칠 때 우리는 그것을 미소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고 또 요구하시는 것을 모두 미소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 이는 하나님이 주시는 엄청난 선물입니다.”라는 말은 내게도 선물이 되었다.

계획된 일들이 수포로 돌아가거나 실패를 거듭 당할 때, 자신이 한없이 나약하고 무능해 보이거나 여러 가지 일로 지칠 때,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부딪힘으로 상실감을 느끼거나 사람들 앞에서 굴욕을 당하면 나는 즉시 미소를 잃어버린다.

그러나 그것을 미소로 받으라고 하시는 말씀은, 그 어떤 슬픔도 불행도 영원하지 않다고 하시는 것이다. 다 지나간다.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자신의 감정이나 환경이 어떠하든 하나님 앞에서 미소 지을 수 있다면 얼마나 성숙한 신앙인인가.

마더 데레사(1910-1997)는 빈민가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할 때 다음과 같은 기도를 요청하였다. “제가 계속해서 하나님을 즐겁게 우러러 볼 수 있도록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미국의 교사들이 단체로 캘커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들을 칼히하트에 있는 죽어가는 이를 위한 집을 방문하고 나서 데레사를 만나러 왔다. 그중 한 사람이 떠나기 전에 부탁을 했다. “한 말씀만 들려주십시오. 방문 기념으로 간직했다가 삶에서 활용하고 싶습니다.” “서로 미소 지으십시오. 특히 아내에게 미소를 지으십시오. 우리는 너무 바빠 서로 바라보며 미소 지을 시간조차 없는 것 같아요.” 그러자 어떤 사람이 이렇게 물었다. “아니 결혼도 하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걸 아십니까?” 답변은 간단했다. “나의 예수님은 너무나 무리한 것을 요구하셔서 그분께 미소를 짓기 어려울 때가 가끔 있습니다.”

데레사도 주님의 말씀에 언제나 라고 응답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주님의 부르심에 늘 미소로 답하며 큰 희생을 치렀다. “저의 고통과 아픔, 어둠과 고독이 당신에게 단 한 방울의 위안이라도 드린다면, 예수님 당신이 바라시는 만큼 제 감정이나 고통을 한 번도 쳐다보지 마시고 그렇게 하세요. 저는 주님의 것입니다. 제 영혼과 삶에 주님의 고통을 새겨주세요. 저는 당신의 행복만을 바랍니다.”

빈민가에서 극한 가난과 추위와 외로움과 끊임없이 싸워야만 했고, 본인이 나온 수도회의 사람들을 빼낸다는 오해를 받아야 했다. 내적으로도 칠흑 같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었지만 주님께 두 가지 결단을 하였다. 하나님께는 진심어린 , 모두에게는 큰 미소! 이 두 단어가 어떤 고통 가운데서도 데레사를 미소 짓게 했고 계속 나아가게 했다.

내적 시련이 얼마나 극심하고 치열했는지, 데레사가 영적 지도자에게 보낸 편지 글에 잘 드러나 있다.

제 영혼은 너무 많은 모순으로 가득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갈망은 너무나 깊어서 고통스러울 정도이고 괴로움은 계속 되고 있지만 하나님이 저를 원하시지 않는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거부당하는 느낌에 공허함까지 계속되어 신앙도, 사랑도, 열정도 없습니다. 영혼도 저를 끌어당기지 못하고 천국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텅 빈 곳으로만 보입니다. 이 모두에도 불구하고 제가 하나님께 계속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저는 하나님에게조차도 중요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온전히 행복합니다.”

스스로는 내적 고통 때문에 균형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지만, 초창기부터 데레사를 따랐던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마더 데레사는 무척 균형 잡힌 분이었고 일이 잘 될 때면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하지만 일이 잘못되어도 절망이나 울적함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일이 잘되든 잘못 되든 기쁨에 넘쳤습니다.”

그녀는 빛나는 미소로 자신의 고통을 잘 감출 줄 알았던 분이셨다. “때로 고통은 너무나 커서 마치 모든 것이 부서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미소는 수많은 고통을 숨기는 커다란 외투입니다.”

데레사는 동료들에게도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고통을 마주하라고 하였다. 어느 날 힘들어하는 어느 동료에게 다음과 같은 권면을 하였다.

오늘 아침 슬퍼하며 풀 죽은 당신을 보고 저는 무척 슬펐습니다. 예수님이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 아시죠. 좋은 사람, 거룩한 사람이 되세요. 자신을 추스르세요. 악마가 당신의 가장 좋은 부분을 차지하게 하지 마세요. 명랑해지세요. 그리스도의 빛을 발하세요. 당신을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얼굴을 보세요.”

고통의 손님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 미소로 반가이 맞아들이기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이웃들에게 큰 미소를 짓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데레사는 우리에게 권면한다.

서로 서로 미소를 지으십시오. 그것은 반드시 쉽지만은 않습니다. 때때로 나는 나의 자매 수녀들에게조차도 미소 짓기가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그런 때에는 기도해야 합니다. 평화는 미소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전연 미소 짓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하루에 다섯 번씩 미소 지으십시오. 평화를 위해서 그렇게 하십시오.”

조금만 감정이 상해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우울해하고 모든 일들에 시들시들 해졌던 요즘의 내 모습들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나를 원치 않는 곳으로 남들이 띠 띠우고 갈지라도, 모든 사람들이 나를 외면하고 속일지라도, 고통이 내 삶을 덮칠지라도 그래도 미소 지을 수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비록 이 길이 아프고 힘들지라도 다시 슬픔의 커튼을 확 걷어버리고 명랑하게 전진하리라. 사랑하올 주님과 서로 마주보며 활짝 미소 짓는 그날을 꿈꾸며 힘차게 달려가리라. 주님의 밝은 햇살을 받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십자가로 더 가까이 나아가리라. 우리 주님과 사랑하는 이웃들에게 가장 빛나는 미소를 지어 드리며.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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