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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어머니들
영성의 길  
작성자 박희진
작성일 2019-05-14 (화) 10:58
분 류 영성훈련
ㆍ조회: 11      
거룩한 어머니들
 필리핀에서 선교를 하던 G수사님과 함께 퇴촌에 홀로 계신 권사님을 방문했다. 권사님은 아들이 온다는 소식에 쑥죽과 달래간장을 준비해 놓고 계셨다.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들을 보자마자 덥석 끌어안고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우리 일행을 반겨주셨다. 우리에게 쑥죽을 듬뿍듬뿍 퍼주면서도 눈물이 그렁그렁 하시다. 오래간만에 찾아온 아들에 대한 반가움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실타래처럼 풀어놓으셨다.
“목사님, 우리 아들이 어릴 때 변소에 빠져 죽다 살아났어요. 온 몸에 독이 올라 큰 병원에서도 가망이 없다고 해서 의사선생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우리 아들 좀 제발 살려달라고’ 사정사정하였어요. 죽어도 좋으니 제발 수술을 해달라고 해서 정말 기적같이 살아났어요. 딸 여섯에 아들은 하나뿐이라 어찌나 귀하게 키웠는지 장가를 안가고 수도자로 산다고 해서 제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더구나 낯선 이국땅에서 혼자 살아가니 목이 메어 밥이 잘 안 넘어 갈 때도 많아요. 그래도 지금은 그저 우리 아들 주의 종으로서 선교사 사명 잘 하게 해달라고 기도만 하고 있어요. 다리가 불편해서 마실도 못 나가지만, 하나님께서 여기저기 선한 손길을 통해 먹을 걸 자꾸 갖다 주어서 감사밖에 드릴 게 없어요.”
밤늦게 돌아오는데 어느 어머니의 고백이 떠오른다. “아들을 하나님한테 봉헌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 마음을 하나님께서 들어주셔서 하나님께 취소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내내 기도하고 감사하다가도 제 마음으로 돌아가서 이렇게 아까운 생각, 안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이제 또 하나님한테 죄송해서 다시 또 죄송하다고 했어요.” 
이제 막 젖은 뗀 사무엘을 하나님께 드린 한나. 매년제를 드리러 남편과 함께 성전에 올라갈 때마다 작은 겉옷(삼상2:19)을 지어 주었던 한나는 어린 아들이 눈에 아른거리고, 돌아설 때마다 얼마나 울었을까. 예레미야의 어머니도 그러했으리라. 제사장 힐기야의 아들로서 제사장직을 감당하며 살아갈 아들이 대견하고 든든했으리라. “너는 이곳에서 아내를 얻지 말고 아들딸도 낳지 마라”(렘16:1-2). 그러나 주님의 말씀이 아들에게 임하자 예쁜 며느리를 얻어 떡두꺼비 같은 자녀를 낳아 단란한 가정을 이룰 날을 기대하던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의 부르심을 좇는다고 결혼도 포기하고 집을 나간 아들이 한편으로는 야속했을 것이다. 가끔씩 들려오는 아들의 소식에 가슴이 떨리고 잠도 설치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지는 않았을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선지자의 길을 걸었던 예레미야는 일가친척의 혼인이나 장례에 참여하여 집안사람들과 함께 기쁨이나 슬픔을 나눌 수조차 없었다(렘16:5-8). 가족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험난한 길이었기에 아무리 붙잡고 사정하고 달래 봐도 막을 길이 없고, 노숙자처럼 살아가는 아들을 떠올릴 때마다 어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으리라. “네 형제들과 네 아버지 집안조차도 너를 배신하고 너에게 마구 소리를 지르는구나”(렘12:6). 그러나 예루살렘이 멸망한 날,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안에 이루어짐을 보았으리라.
세례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 늘그막에 낳은 외동아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그런 아들이 부드러운 옷, 말랑말랑한 빵, 푹신한 침대를 마다하고, 거친 약대 털옷을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니 따뜻한 밥을 먹어도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거친 광야에서 금식하며 사는 아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으리라.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 나사렛에서는 작은 집 한 칸이라도 있었건만, 공생애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주님은 아예 집과 고향을 떠나 머리 둘 곳도 없이 유리걸식하며 살아가셨다. 식사도 못하시고 잠도 잘 못 주무시고 쉴 틈도 없이 밤낮으로 복음을 전파하며 철저한 삶으로 살아가셨던 아들을 바라볼 때 어머니로서 어찌 편히 주무실 수가 있었을까. 분명 수없는 밤을 기도로 지새웠으리라. 붉은 핏방울을 흘리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이 골고다 언덕을 오르실 때 칼로 찌르는 듯한(눅2:35) 고통에 얼마나 아프셨을까. “엘리엘리 라마 사박다니.” 애타게 부르짖는 아들의 신음소리에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가운데 숨을 죽이고 바라보셨던 어머니. 사도 요한의 부축을 받으시며 끝까지 아들 곁에 머물며, 운명하신 아들을 십자가에서 내려 품에 안으실 때 그 슬픔과 고통을 어찌 다 표현 할 수 있으랴. 
상당히 부유한 가정으로 추측되는 야고보와 요한. 두 형제의 어머니 살로메는 아들들에게 어려서부터 많은 기대를 갖고 교육시켰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배와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수도자로 살겠다고 고향을 떠나버리자 두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실망이 매우 컸으리라. 가끔 갈릴리 바닷가에 예수님과 함께 다 낡아빠진 신발과 허름한 옷차림을 한 상거지의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자녀들을 볼 때마다 처음에는 동네 사람보기에도 창피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초라해 보였던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며 구세주이심을 알고부터는 물질적 후원도 아끼지 않았고, 다른 사도들이 다 도망친 후에도 십자가 밑에까지 동행했다. 위협을 무릅쓰고 안식일 다음날에도 예수님 무덤을 찾았던 살로메는 제자중의 제자로 위대한 믿음의 어머니가 되었다.
성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 방탕한 아들로 인해 노심초사하다가 “어머니가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한 자녀는 잘못되는 법이 없습니다.”라는 암브로시오의 권면에 따라 모니카는 끈기 있게 눈물로 기도를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회개하고 구도자의 길을 걷게 되자 “이 세상에 대한 희망이 다 채워졌으니 내가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구나. 이 비천한 몸둥이 신경 쓰지 말고, 네 할 일을 충실히 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성 프랜시스의 어머니 마돈나 피카. 위대한 기사가 되겠다던 아들이 심한 열병을 앓고 난 뒤 갑자기 수도자로 살겠다고 하자 동네 사람들의 비방과 무시가 쏟아지고, 남편마저 아들을 종교재판에 고소하였을 때 어머니의 가슴은 문드러졌을 것이다. 거적대기를 걸치고 맨발로 집집마다 문전걸식하는 아들을 위해 아픈 가슴을 끌어 앉은 채 눈물로 기도를 하다가도 때로는 의구심으로 원망의 기도도 하였으리라. ‘왜 하필이면 우리 귀한 아들이 온갖 비방과 수모를 겪으면서 거지처럼 살아가는 것일까. 아버지가 물려주신 가업을 이으며 평안하게 살아도 될 텐데, 저렇게 별나게 살아야만 하나님을 더 잘 믿는 것일까?’ 그러나 단순하고 청빈하게 주님을 오롯이 따르는 아들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변화되고 거룩한 길을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는 그제야 수도자의 길을 걷는 아들이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나의 영적 스승님의 어머니이신 E집사님도 공부도 잘하고 동네에서 가장 모범생으로 소문난 아들이 강직성 척추염으로 쓰러지자 큰 충격을 받으셨다. 더욱이 건강도 포기한 채 가정에서도 철저히 영성생활을 하는 아들을 보고 “몸도 불편한데 꼭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안타까워하셨다. 하지만 시궁창처럼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도 끊임없이 기도하며 인내와 온유와 충성으로  나아가는 아들을 보며 참 믿음을 배워가셨다.
나의 어머니도 치매로 가끔 깜빡깜빡 하면서도 주님께 매일매일 기도를 드리신다. 새가슴처럼 여린 이 못난 자식을 위해 늘 기도해주시는 남원 동광원의 김금남 어머니, 마음의 상처와 아픔을 넉넉한 인품으로 싸매어주시는 어머니와 같으신 설은주 교수님. 오직 주님만을 사랑하고자 순결의 길로 들어선 이들을 응원하며, 기도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넉넉한 어머니들이 계시기에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기쁨으로 걷는다. 우리 주님이 모든 눈물과 아픔을 씻기는 그날에는 거룩한 어머니들과 함께 활짝 웃으리라.
 
박희진 목사(개신교 성결수도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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