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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아닌 삶
영성의 길  
작성자 박희진
작성일 2020-09-29 (화) 12:14
분 류 영성훈련
ㆍ조회: 8      
말이 아닌 삶
 현대사회는 언어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주거나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가 인격을 나타낸다. 아무리 지위가 높고 재산이 많아도 말에 품위가 없고 천박하면 결코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가 없다. 말은 참 무섭다. 말에는 지우개가 없다.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막말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 승승장구하던 많은 사람들이 말 한 마디로 패가망신하는 예가 수두룩하다. 인류 사회의 모든 악과 싸움들도 말에서 많이 비롯됐고, 인류의 종말을 나타내는 아마겟돈 전쟁도 개구리 같은 더러운 말로 인해 발발했다.  
“재앙은 입을 좇아 나온다”(禍從口出)는 말이 있다. 동서고금을 떠나 입을 잘못 놀리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입을 놀리거나 남을 해하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맹렬한 불길이 집을 태워버리듯 말을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그것이 불길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자신의 불행한 운명은 바로 자신의 입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기에 우리는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


황희 정승이 벼슬 초기시절 잠시 암행어사로 함경도지방을 돌때의 이야기다. 그 지방 군수의 잘못을 묻기 위해 소 두 마리로 쟁기질을 하는 노인을 만나는데 다짜고짜 묻기 보다는 처음에 말을 부드럽게 붙이려고 노인을 불렀다. “어르신! 두 마리 소 중에 어떤 놈이 일을 더 잘합니까?” 그러자 노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소를 세우며 밖으로 나왔다. 황희의 옷소매를 끌면서 정자나무 뒤로 돌아가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렁이는 일도 잘하고 고분고분 말도 잘 듣는데 검정 소는 힘은 좋으나 꾀가 많아 다루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황희는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으며 노인에게 다시 묻는다. “아니 어르신 그게 무슨 비밀이나 된다고 거기서 말씀하시면 될 것을 여기까지 오셔서 그것도 귀에 대고 말씀 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일지라도 저를 미워하고 좋아하는 것은 다 안답니다. 내가 거기서 이야기 했더라면 좋다고 한 놈은 괜찮겠지만 싫다고 한 놈은 얼마나 서운해 하겠습니까. 저놈들이 어찌 사람의 말을 알아들으랴 싶지만 나를 위해 힘껏 일하는데 그놈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이때 황희는 노인의 사려 깊은 행동에 감동을 받아 사람을 직접 비교하는 일이나 말을 함부로 하지 않게 되었다.
이용도 목사님은 정열의 설교자이면서 동시에 침묵을 사랑했던 분이었다. ‘시무언’(是無言)은 그의 아호인데, 그는 그렇게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 "시무언! 이 말은 얼마나 좋은 말입니까. 말 없는 것이 옳습니다." 그는 여러 차례 기독교인들의 주된 의무들을 강조하였는데, 언제나 최우선의 의무는 '무언'(無言)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언변은 누구보다 유창했다. “침묵을 즐기는 자만이 온전히 말 할 수 있다.”는 교훈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불같이 일어나지 않으면 기꺼이 침묵하는 그는 말을 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이름과 같이 말이 없었다. 또한 남을 섣불리 판단하거나 비방을 하지 않았다.


“오 나의 입술아, 너는 삼가 자중하여 가벼이 사람을 이름 짓지 말자. 오 나의 혼아, 네 누구인데 사람을 판단하느냐. 완전한 판단자는 다만 한 분이 계실 뿐이니라.”
그는 수많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움직이는 분이셨다. 어느 추운 겨울밤 이불 몇 개를 집어 들고 그는 불구자들과 버려진 아이들이 살고 있는 구덩이를 찾아 나섰다. 그는 따뜻한 방에서 편히 쉬면서는 고통스러워했지만 한밤중에 아무도 없는 영하의 추운 거리를 걸으면서는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그리스도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기 때문이었다. 거지들을 귀한 손님처럼 대접하였고, 행여나 처마 밑에서 떨고 있는 더러운 아이를 만나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여관이나 집으로 데려와서 극진히 섬기었다. 행함이 결여되고 말이 난무한 이 세상 속에서 이용도 목사님의 빛 된 삶과 침묵이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오늘날 기독교가 이렇게 쉽게 세상에 무릎을 꿇고 무력한 이유는 말 뿐인 까닭이리라. 삶이 없는 고상한 설교나 유창한 언변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진리는 이론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비장한 실천이다. 예수님은 먼저 행하시고 가르치기를 시작하셨다(행1:1). 냄새나고 모래가 잔뜩 묻은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어주시며 겸손을 가르치셨고, 세리와 창녀들을 가까이 하며 소외된 이웃을 품는 사랑을 몸소 보여주셨다. 똑똑하고 말 많은 바리새인들과는 달랐다. 들레지 않으시며 잠잠한 가운데서도 하늘나라를 친히 보여주셨고, 수많은 사람들을 빛으로 인도하셨다. 최후 십자가상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의 야유와 조롱이 퍼부어져도 맞서서 비방하지 않으시며 침묵하셨고, 묵묵히 모든 것을 하나님 아버지께 의탁하시고 운명하셨다. 백 마디의 유창한 언어보다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삶이야말로 어두운 세상을 다시 밝힐 수 있는 힘이다. 


베드로 사도도 한 때는 불같은 성품으로 쉽게 흥분하며 원망불평을 잘 하였다. 그러나 늙어서는 원치 않는 곳으로 주님이 띠를 띠워도 아무런 말없이 따르셨고, 마지막 순간에는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리셨다. 사도 바울도 주님의 복음을 전할 때에 자신의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하지 않고 다만 성령의 능력에만 의지하였다. 비록 스스로 말에는 졸하다고 했지만 그에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삶의 능력이 있었다. 사십에 감한 매를 수없이 맞고, 강도의 위험을 당하고, 돌에 맞고, 뱀에 물리고, 노숙을 하고, 감옥에 갇히는 등 그의 재산목록은 단지 주님을 위해 겪은 수많은 고난뿐이었다. 그러나 말이 아닌 고난의 흔적들을 통해 어둠에서 방황하는 영혼들을 주님께로 이끌었다.
청빈의 사도로 불리는 성 프랜시스는 게으름을 피우는 일이 없이 항상 부지런하셨다. 만약 한 형제가 게으름에 빠져 빈둥거리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까워 하셨다. “나는 우리 형제들이 열심히 일하기를 바라며 늘 바쁘기를 바란다. 하는 일이 없이 게을러지면 그들의 마음과 혀는 곧 불미한 얘기로 가득차고 말 것이다.” 그는 형제들이 쓸데없는 잡담이나 잘못으로 인하여 심판 날에 주님 앞에 해명하도록 불려나갈 모든 분별없는 말을 피하도록 항상 조심하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습관적으로 잡담을 즐기는 형제를 올바르게 고치는 일에 대단히 관심을 기울였으며, 사려 깊은 침묵은 마음의 순결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며 중요한 덕이라고 단언하였다.


뒷산 밤나무 향기와 함께 늦여름 매미의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잠시잠깐 열정을 갖고 노래하기 위해 매미는 땅속에서 나무의 수액만 빨아먹고 13~17년의 장기간의 유충생활을 한다. 땅 속에서 긴 침묵의 시간을 이겨내는 것이다. 매미는 곧 떠날 것을 알기에 집도 짓지 않고 욕심 없이 한 달 내지 20일을 살아간다. 우리도 세상의 소리에 귀를 모두 묻어버리고 매미마냥 긴 침묵의 시간을 가지며 나그네처럼 이 땅을 살아가야 한다. 포도나무이신 주님께 바짝 붙어 맑은 수액을 빨아먹으며 하늘의 양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대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는 학창시절, 과묵하고 몸집이 커서 “벙어리 황소”라고 불리며 친구들에게 은근히 무시를 당했다. 하지만 그의 스승 알베르토는 “이 말 없는 황소는 그의 울부짖음으로 전 세계를 가득 채울 것이다.”라고 단언하였다.

주님이 오실 마지막 때가 심히 가까웠다. 여름을 지나 영혼의 겨울을 맞이할 때가 되었다. 주님을 목청껏 부르며 찬양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무후무한 그날을 대비하여 회개의 눈물로 울부짖으며 주님께로 가자. 이 세상에서 말 없는 황소로 놀림을 받을지라도 묵묵히 내 몫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발자취를 힘껏 따르자. 내 심령과 나의 주변을 그리스도로 가득 채울 날을 소망하며 말이 아닌 삶으로 승리하자.
 

박희진 목사(성결수도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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